가족 중 한 명이 갑자기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붉은 발진, 물집이 생겼다고 호소하나요? 병원에 가보니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입니다. ‘혹시 나에게도 옮는 건 아닐까?’, ‘아이들은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죠. 이처럼 많은 분들이 대상포진의 전염성에 대해 잘못 알고 있어 불필요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꼭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상포진 전염에 대한 핵심 진실 3가지
- 대상포진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대상포진으로 직접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수포) 속 바이러스는 수두를 앓은 적 없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수두’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전염 경로는 주로 물집의 진물에 직접 접촉하는 것이며, 모든 물집에 딱지가 앉으면 전염력은 사라집니다.
대상포진, 정말 전염될까? 오해와 진실
대상포진의 전염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원인이 되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어린 시절 수두를 일으킨 뒤,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의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신경을 따라 피부에 발진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상포진은 이미 내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재활성화’ 질병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대상포진이라는 병이 그대로 옮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염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주의해야 할 점은 따로 있습니다.
전염 경로의 핵심, 바로 ‘물집’
대상포진의 전염성은 환자의 피부에 나타난 ‘물집(수포)’에 집중됩니다. 이 물집 안의 진물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과거에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 이 진물에 직접 접촉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수두’에 걸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대상포진 환자가 → 수두를 앓지 않은 사람에게 → 수두를 전염시키는 것’입니다.
전염이 가능한 시기는 피부에 물집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부터 모든 물집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입니다. 딱지가 완전히 앉으면 더 이상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아 전염력도 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의 전염 경로는 이러한 접촉 감염이며, 수두처럼 공기나 비말(침방울)을 통한 전파력은 매우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면역력이 극도로 저하된 환자에게서 광범위하게 대상포진이 발생한 경우에는 드물게 공기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족 중 대상포진 환자 발생 시 행동 요령 7가지
가족 구성원 중 대상포진 환자가 생겼다면, 올바른 대처법을 통해 추가적인 바이러스 전파를 막고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7가지 행동 요령을 꼭 기억하세요.
환자와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 피하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수칙입니다. 특히 환자의 물집 부위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환자를 간호하거나 부득이하게 접촉해야 할 때는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접촉 후에는 반드시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수포(물집)를 터뜨리거나 긁지 않기
대상포진 물집은 극심한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지만, 절대로 터뜨리거나 긁어서는 안 됩니다. 물집이 터지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진물이 흘러나와 전염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2차 세균 감염으로 인해 상처가 덧나고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연고를 바르거나 깨끗한 거즈로 환부를 덮어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 물품은 분리해서 사용하기
환자가 사용하는 수건, 침구, 의류, 식기 등은 다른 가족 구성원의 것과 분리하여 사용하고 세탁해야 합니다.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는 물품을 함께 사용하면 접촉을 통한 전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탁 시에는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위험군 가족 구성원 특별 보호하기
가족 중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있다면 특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이들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더 심각한 증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고위험군 대상 | 주의해야 할 이유 및 행동 요령 |
|---|---|
| 신생아 및 영유아 | 면역 체계가 아직 미성숙하여 바이러스에 취약합니다. 수두를 앓은 적이 없고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감염 위험이 높으므로 환자와의 공간을 분리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
| 어린이 | 수두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만약 아이가 수두에 걸렸다면 전염 기간 동안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원은 중단해야 합니다. |
| 임산부 | 임신 초기에 수두에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선천성 수두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과거 수두 병력이 불확실하거나 항체가 없는 임산부는 대상포진 환자와의 접촉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
| 노인 및 면역 저하자 | 고령이거나 항암치료,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분들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동시에, 이들의 면역력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
환자의 충분한 휴식과 면역력 관리 돕기
대상포진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약해졌다는 신호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영양을 보충하여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접종의 중요성 인지하기
이번 기회에 가족들의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수두를 앓지 않은 어린이가 있다면 수두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50세 이상의 성인이나 면역 저하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은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백신은 발병률을 낮추고, 만약 발병하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골든타임 내 전문적인 치료 받기
대상포진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여 통증 기간을 줄이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피부과, 감염내과, 또는 통증의학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족들은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독려하고 병원 방문을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