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에 당뇨 환자가 있으신가요? “나는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건강검진 결과지에 찍힌 ‘당뇨 전단계’나 ‘공복혈담 장애’ 문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적 없으신가요?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갑자기 날아든 경고장에 당황스럽고 막막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마치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처럼 당뇨병은 소리 없이 우리 삶에 스며들어 평생의 관리를 요구하는 까다로운 질병입니다.
당뇨 수치표 핵심 요약
- 당뇨병 진단은 공복 혈당, 식후 2시간 혈당, 당화혈색소 세 가지 수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내려집니다.
- 정상 수치와 당뇨병 진단 기준 사이에 있는 ‘당뇨 전단계’는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식단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혈당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당신의 혈당, 안녕하십니까? 당뇨 수치표 바로 알기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은 상태를 넘어,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 질환입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2~6배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 수치표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건강검진 결과표의 숫자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용한 경고, 공복 혈당
최소 8시간 이상 금식 후에 측정하는 공복 혈당은 혈당 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정상적인 공복 혈당 수치는 100mg/dL 미만입니다. 만약 수치가 100~125mg/dL 사이에 해당한다면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 전단계로 진단됩니다. 이는 아직 당뇨병은 아니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시작되어 췌장이 혈당을 조절하는 데 힘들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때부터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식습관의 성적표, 식후 2시간 혈당
식후 2시간 혈당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이 몸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식사를 마친 뒤 2시간이 지났을 때 측정한 혈당이 140mg/dL 미만이어야 정상입니다. 이 수치가 140~199mg/dL 사이라면 ‘내당능장애’로, 이 역시 당뇨 전단계에 해당합니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혈당 스파이크’가 잦을수록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므로 과부하가 걸리기 쉽습니다. 이는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지난 3개월의 기록, 당화혈색소
당화혈색소(HbA1c)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혈액 속 포도당이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에 얼마나 달라붙었는지를 %로 나타낸 것입니다. 정상 범위는 5.6% 이하이며, 5.7%~6.4%는 당뇨 전단계, 6.5% 이상부터는 당뇨병으로 진단합니다. 공복 혈당이나 식후 혈당처럼 단기간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지 않아 보다 정확한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구분 | 정상 | 당뇨 전단계 | 당뇨병 |
---|---|---|---|
공복 혈당 (mg/dL) | 100 미만 | 100 ~ 125 (공복혈당장애) | 126 이상 |
식후 2시간 혈당 (mg/dL) | 140 미만 | 140 ~ 199 (내당능장애) | 200 이상 |
당화혈색소 (%) | 5.6 이하 | 5.7 ~ 6.4 | 6.5 이상 |
혹시 나도? 무시하면 안 될 당뇨 초기 증상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미세한 신호를 계속해서 보냅니다. 특히 이유 없이 갈증이 심해져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 많이 먹어도 허기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다식’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이 외에도 피로감, 시력 저하, 손발 저림, 피부 가려움, 상처 회복 지연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발생합니다. 만약 가족력이 있으면서 이런 증상들이 느껴진다면 즉시 혈액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 몸속 혈당 조절 시스템, 인슐린과 췌장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 에너지로 사용하게 하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의 위험 요인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혈액 속 포도당 농도는 높아지고,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췌장 기능이 점차 저하되고, 결국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슬기로운 혈당 관리법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혈당 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평생의 과제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당뇨 식단의 모든 것
혈당 관리의 핵심은 ‘식이요법’입니다. 가장 먼저 단순당과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흰 쌀밥, 빵, 면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 대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통곡물, 채소, 단백질, 건강한 지방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당지수(GI 지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혈당 강하제, 규칙적인 운동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어 혈당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걷기, 조깅,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물론, 근력 운동을 병행하여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운동은 혈당 관리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같은 당뇨 합병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방심이 부르는 무서운 결과, 당뇨 합병증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우리 몸의 혈관은 서서히 손상됩니다. 특히 눈의 망막 혈관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당뇨병성 신증, 손발 저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3대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불립니다. 더 나아가 심혈관 질환, 뇌졸중, 족부 병변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사, 신장 기능 검사, 발 관리 등 통합적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