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꼬박꼬박 월급처럼 돈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히 은퇴를 앞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솔깃한 이야기일 겁니다. 이런 니즈에 맞춰 높은 월배당을 지급하는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 ETF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는 달콤함에만 빠져 섣불리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이라는 쓴맛을 볼 수도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높은 분배금만 보고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속상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 은퇴 자금으로 활용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고려사항을 짚어드립니다.
은퇴 자금 활용 전 핵심 고려사항 3줄 요약
- 높은 월배당금은 주가 상승분을 일부 포기한 대가이며, 원금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 주식 시장이 크게 오르는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제한되고, 하락장에서는 원금 손실 위험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 연금저축펀드나 ISA 계좌를 활용해 배당소득세 절세 효과를 누리는 것이 장기 투자에 유리합니다.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 도대체 어떤 상품일까?
이 상품의 정식 명칭은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월배당 ETF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습니다. 핵심은 ‘커버드콜’이라는 전략에 있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이란, 기초자산(나스닥 100)을 보유하면서 해당 자산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이 콜옵션을 팔면서 받는 돈이 바로 ‘옵션 프리미엄’인데, 이것이 바로 높은 월배당금, 즉 분배금의 주된 재원이 됩니다. 즉, 주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매달 꾸준한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챙겨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은퇴 자금 활용 시 고려사항 5가지
높은 분배금의 함정, 원금 손실 가능성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높은 배당수익률입니다. 하지만 이 높은 분배금이 순수한 배당 수익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분배금은 옵션 프리미엄 수익에서 나오는데, 만약 기초자산인 나스닥 100 지수가 하락하면 ETF의 순자산가치(NAV)도 함께 떨어집니다. 이때 운용사는 약속한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ETF 자산의 일부, 즉 투자 원금을 떼어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원금 잠식’ 또는 ‘원금 이월’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주가는 하락하고 원금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으므로, 총수익률(주가 상승률 + 배당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수익률
커버드콜 전략은 시장 상황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특징을 가집니다. 투자하기 전에 각 시나리오별 장단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횡보장: 주가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오르내리는 횡보장에서는 커버드콜 전략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합니다.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아 시세 차익에 대한 아쉬움은 적은 반면, 매달 꾸준히 옵션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 상승장: 나스닥 100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콜옵션을 매도했기 때문에 주가가 아무리 많이 올라도 정해진 가격 이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즉, 기초자산의 상승에 따른 수익이 제한되어 직접 투자했을 때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 하락장: 주가가 하락할 때는 옵션 프리미엄 수익이 하락 폭을 일부 방어해 주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손실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금 문제, ISA와 연금저축펀드 활용하기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에서 지급되는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간주되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만약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절세 계좌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투자하면 비과세, 저율 분리과세, 과세이연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총비용과 수수료 확인은 필수
ETF 투자 시에는 운용보수와 기타 비용을 합한 총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합성)의 총보수는 연 0.37% 수준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지수 추종 ETF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인데, 옵션 거래 등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장기 투자 시에는 이러한 비용이 복리 효과를 갉아먹을 수 있으므로, 투자설명서를 통해 정확한 총비용을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분산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
매력적인 월배당에도 불구하고, 은퇴 자금 전부를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 하나에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이 상품은 상승장에서의 수익이 제한되는 명확한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자산 배분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위해 TIGER 나스닥 100 커버드콜과 같은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고, 다른 일부는 장기적인 자본 차익을 위해 SCHD와 같은 전통적인 배당성장 ETF나 나스닥 100 지수를 직접 추종하는 ETF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포트폴리오의 전체적인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